전원주택을 처음 생각한 건 도시 생활의 피로가 극에 달했을 때였습니다. 매연, 소음, 아파트 생활의 불편함... 무엇 하나 마음 편한 게 없었죠. 그러던 중, 자연 속에서 사는 전원생활에 대한 영상 하나를 보게 됐고, 그게 결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직접 전원주택을 알아보고, 계약하고, 살아보니 현실은 생각과 많이 달랐습니다. 이 글은 제가 직접 겪은 전원주택 선택 과정과 실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중요했던 세 가지 요소 ‘단열’, ‘위치’, ‘비용’에 대해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정리하여 포스팅해 보겠습니다.
단열 – 보기 좋은 집이 꼭 따뜻하진 않다
제가 전원주택을 고를 때 가장 처음 봤던 집은 너무 예뻤습니다. 목조 2층 구조에 큰 유리창, 넓은 마당까지. 거의 드라마에 나오는 집처럼 보였죠. 하지만 실제로 그 집에서 한 달만 살아봤으면 절대 계약 안 했을 것입니다.
바로 단열 문제 때문입니다. 전원주택은 도시 아파트처럼 아랫집에서 올라오는 열도 없고, 벽체 두께도 제각각이라 단열이 제대로 안 돼 있으면 겨울에 지옥이 됩니다. 제가 선택한 집은 시공업체가 저렴한 자재로 급하게 지은 곳이었는데, 그걸 눈치 못 챈 제가 무지했던 거죠.
겨울이 되자 벽에서 냉기가 스며들고, 창문에서는 바람이 샜습니다. 보일러를 아무리 돌려도 실내 온도는 16도 이상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결로가 생겨 벽지가 젖고, 곰팡이가 피는 일도 생겼죠. 결국 1년도 안 되어 창호 전체 교체, 외벽 단열재 추가 시공에 이천만 원을 들여야 했습니다.
이후로는 단열 체크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외벽 두께와 자재 창호 종류(로이유리, 이중/삼중창) 창틀 마감 실리콘 상태 지붕 단열 상태 바닥 난방 방식 등을 철저히 확인하고, 시공 내역서까지 요청했습니다. 특히 목조주택일 경우, 단열재가 어떻게 들어갔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단열이 잘된 집은 겨울 난방비를 절반 이상 줄여주고, 여름엔 에어컨도 덜 틀게 만들어 줍니다. 즉, 단열은 전원생활의 편안함을 좌우하는 핵심이자, 장기적인 유지비 절감과도 직결된다는 걸 저는 뼈저리게 체험했습니다.
위치 – 예쁜 자연보다 현실적인 거리감이 먼저다
제가 두 번째로 실수할 뻔했던 건 위치였습니다. 처음에는 산속 조용한 곳에 있는 집이 너무 좋게 느껴졌습니다. 마당에서 산새 소리가 들리고, 해질 무렵이면 멧돼지가 지나간다는 말에 오히려 ‘정겨움’을 느낄 정도였죠. 그런데 그 집에 한 달 동안 단기 임대를 해보면서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문제는 생활 인프라의 부족이었습니다. 마트가 차로 25분, 병원은 40분 거리, 버스는 하루 3번뿐이었고 택배는 마을 초입에서 수령해야 했습니다. 비 오는 날은 진입로가 미끄러워 도로도 위험했죠. 무엇보다 가장 불편했던 건 인터넷이 느려 재택근무가 불가능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읍내와 가까운 곳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마트, 병원, 은행까지 10~15분 거리, 인터넷은 광랜이 들어오는 곳, 겨울에도 제설 작업이 잘 되는 곳. 이런 조건을 우선순위로 삼고 다시 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웃이 있는 마을 중심부에 위치한 전원주택을 선택했습니다.
이후 전원생활은 훨씬 편해졌습니다.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바로 이동할 수 있고, 이웃들과도 자연스럽게 왕래하며 정보도 얻고 도움도 주고받게 되었죠. 단독형이 아니라 소규모 단지형 주택이라 도로 관리나 쓰레기 처리 등도 체계적이었고, ‘혼자 사는 외로움’도 덜했습니다.
아무리 자연이 아름다워도 하루하루의 삶이 불편하면 결국 지치게 됩니다. 위치 선정은 단순히 땅의 위치가 아니라, 나의 일상과 연결된 시스템 전체를 보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비용 – 매매가는 시작일 뿐, 숨은 비용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 바로 비용입니다. 전원주택 매물은 정말 다양합니다. 저도 처음엔 “5천만 원에 전원주택 가능?” 이런 광고에 혹해 여러 군데를 다녀봤죠. 그런데 자세히 보면 집값이 저렴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하수도 미설치, 진입로 불량, 난방 설비 노후, 지붕 누수, 심지어 토지 용도 문제까지 겹쳐 있는 경우가 많았죠. 제가 실제로 계약을 고민했던 한 매물은 집값은 7천만 원이었지만, 리모델링, 상하수도 연결, 전기 증설만 해도 3천만 원 이상이 들 예정이었습니다.
결국 제가 선택한 집은 매매가 1억 2천만 원, 준신축에 기반 시설이 완비된 주택이었습니다. 초기 비용은 다소 들었지만, 입주 후 들어가는 예상치 못한 유지·보수 비용이 거의 없었고, 그게 오히려 경제적이었습니다.
또한, 저는 예상하지 못했던 비용이 있었는데요. 바로 정원 관리, 제초작업, 우편함 설치, CCTV 설치, 소방 설비 점검, 농지 관리세금 같은 소소하지만 반복되는 지출이었습니다. 이 모든 걸 초기 비용 계획에 포함하지 않았다면 재정적으로 많이 흔들렸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세무 문제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전원주택은 대지+임야+농지 복합 구성이 많기 때문에, 자칫하면 1가구 2주택, 농지법 위반, 양도세 중과 등 법적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저는 세무사에게 사전 검토를 받고 계약했기 때문에 문제없이 소유권 이전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전원주택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가질 수 있습니다. 저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마당에 앉아 해 질 녘 하늘을 보면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 감정은 단지 자연이 좋아서가 아니라, 신중하게 선택한 결과이기에 가능한 안정감입니다.
단열이 부족하면 겨울이 두렵고, 위치가 불편하면 하루가 피곤하고, 비용을 계산하지 않으면 생활이 흔들립니다. 저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 세 가지가 전원주택 선택의 핵심이라는 걸 체득했습니다. 전원주택은 ‘집 하나 고르는 일’이 아닙니다. 인생 전체를 새롭게 설계하는 일입니다.
여러분이 전원생활을 준비하고 있다면, 이 글로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후회없는 전원주택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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